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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에 와서 다시 군대를 갔다오고 다시 대학생부터 시작하는 기분이 듭니다. 대학생활은 나름 재미있었지만 주로 기숙사에서 공부하면서 보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 생활은 마찬가지 입니다.

 

싱가폴에 오고 2달이 되어갑니다. 첫번째 한달은 생존의 문제로 여기 싱가폴에서 살아갈 수 있나 없나부터 해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몸이 힘든지 배가 고픈지 이런 문제가 별로 신경쓰이지 안았습니다. 그런데 1달정도 지나고 지낼 방도 하나 구하고나니 슬슬 원하는게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가장 많이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것은 먹는것 입니다. 식당이 집을 나가서 많이 걸어가야 있습니다. 마트도 오래 걸어가야 있습니다. 집은 14층이고 날씨도 더운데 걸어다녀야 합니다.

강제로 운동이 되고 몸이 조금 건강해지는 효과는 있지만 나가기가 불편하다보니 갇혀 지내는 느낌입니다. 갇혀 지내기 때문에 신경이 예민해지고 좋지가 않습니다. 학원도 점심시간이 30분 밖에 안돼서 얼른 먹고 올라와야 합니다. 집에는 냉장고가 있긴 한데 3집이 나눠서 쓰고 있고, 제가 쓸 수 있는 공간은 냉장고 냉장실의 1/4 정도 밖에 안됩니다. 그래서 뭘 사다 놓을수가 없습니다.

 

역삼동 원룸에 살때가 지금까지 만족도는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싱가폴 오기 직전에는 교대 투룸에서 3달정도 살았는데 낮에 햇볕이 안들어와서 별로였습니다. 비록 원룸이었지만 한국에서는 부족한것을 못느꼈습니다. 방에는 먹을 것이 항상 있었고 냉장고에는 아이스크림도 사다놓고 얼음도 얼려놓고 .... 하... 이런것 따위가 그립다니 갑자기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그리고 집 밖을 나가면 강남역 근처에 맛있는 식당들이 있고 저렴한 곳도 있고 먹는게 아쉬운적이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만 여기는 단식원 안부러울 정도로 먹는데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식당은 많고 메뉴도 많지만 제 입맛에 맞는건 그렇게 많지 않고 밥 하나 시켜 먹으려고 해도 영어를 해야 하는데 의사소통은 잘 안돼고 카드도 안돼서 현금 꼼지락 꼼지락 꺼내야하고 쉐어룸은 냉장고 뿐만 아니라 뭐 해먹으려고 해도 냉장고에 넣어놓을 곳이 없습니다. 부엌도 3집이 쉐어 하는데 서로 눈치보면서 씁니다. 누가 쓰고있다면 저도 안나가게 되고 같이 사는 분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대학교 다닐땐 기숙사에서 매끼 맛있는 밥을 무료로 해주었습니다만 여기는 제가 해먹는다는게 재료도 부실한 파스타에 맛도 없는 싸구려 라면과 아무맛 안나는 오트밀 뿐입니다. 거의 성직자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공부하고 학원 끝나면 집에와서 쉬다가 공부하고 책쓰고 자는게 일과 입니다.

문명이나 시뮬레이션 게임 같은 것을 할 때 건물로 문화시설 지어주고 식당 지어주고 해야 행복도가 오르는데 당연한 건데 행복도가 오르니 이해가 안갔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먹고사는 것이 정말 중요하더라구요.

싱가폴에 와서 나쁜것 위주로 썼지만 영어가 늘고 있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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