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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제자훈련 수업이 끝이 났습니다. 올해 뭐했나 개발자 아저씨들 회고 올리듯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거의 다 잘 수료를 했습니다. 저도 리더로 서임을 해서 리더의 즐거움과 기분을 느껴보고 싶었지만 싱가폴을 가겠다는 마음을 먹어서 리더서임은 어렵겠지 싶습니다.

 

나름 자신 있었는데 아쉽기도 합니다.

 

제자훈련은 말 그대로 훈련이었습니다. 어떻게든 끝내볼 생각으로 들어오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지원을 해서 합격하면 그 다음에 제가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줄 알았는데 정말 끝까지 해보겠다는 생각이 아니면 중간에 흔들릴 수 있습니다. 저도 그게 너무 어려웠던 점입니다.

 

우선순위가 제자훈련에 있다보니 올해 제 회사 생활은 처참했습니다. 제가 자초한 일이라서 할말도 없긴 하지만 집에 와서 쉬고 주말에 쉬어야 월요일에 다시 출근해서 일을 할텐데 집에 와서 과제하고 주말에 교회가서 있으니 못쉬고 세컨잡 하느라고 못쉬고 하니까 주중에 일을 제대로 못했던것 같습니다. 결국 저는 이런 저런 이유로 퇴사를 하게 되었고 이제 싱가폴 취업을 준비중이고 이미 한번 다녀왔습니다.

 

제자반이라는 말을 많이 썼습니다만 제자훈련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제자훈련은 정말 리얼 훈련입니다. 훈련이 무엇입니까 함께 모여서 스케쥴에 따라 반복과 숙달을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혼자 움직이는 일을 많이 했다면 제자훈련은 같이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같이 나올때 나오고 갈때 같이 가고 과제 할 때 같이 해야 합니다.

 

그리고 반복과 숙달인데 매일 기도하고 글쓰고 책읽고 교재 예습하는데 그 내용이 구원은 누가 주시는 것입니까? 은혜는 누가 주신 것입니까? 제자는 뭐하는 사람들입니까? 이 세가지 질문에 대해서 계속 반복 숙달 하는 것입니다,

1. 구원은 내가 열심히 해서 받을 수 있는게 아니고 주님이 주시는 것입니다.
2. 은혜는 운명이나 우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주시는 것입니다.
3. 제자는 주님이 하신 대로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주님 처럼 사는 것입니다.

 

이 내용을 31주 내내 쓰고 대답하고 피드백 받고 하는 과정입니다. 이제는 정말 머리에 새겨지게끔 거의 세뇌되다시피 계속 반복 숙달 하는 것입니다. 나중에는 꾹 찌르면 이게 나올정도로 합니다. 정말 체계적으로 잘 짜여진 교과서가 있고 그것 대로 진행이 됩니다.

 

제자훈련 프로그램을 만드신 분들은 정말 대단한분인 것 같습니다. 제자훈련 이후로 어려운 일이 있으면 이제는 제법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많이 생겼습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이것도 주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니까 나에게 일어나겠지' 이렇게 생각이 바뀌는게 있습니다.

비교적 남탓을 하기 보다는 내 탓을 하게 되고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거기에 빠져 지내는 것에서 현실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개선을 하고 싶은지를 생각하는 비율이 늘었습니다.

한주에 해야 하는 과제들 많을때

군대를 갔다가 말년병장 전역하는 느낌입니다. 군대에서 말년 병장은 정말 편하고 좋긴 한데 그렇다고 군대가 좋지는 않듯이 제자훈련도 막바지에는 많이 적응이 되고 했는데도 말년 병장의 기분이 많이 들었습니다. 과제도 하기 힘들고 서로 스트레스도 많이 쌓이는 등 그리고 이제는 입에 단내가 나고 손의 신경이 기억하게끔 썼던 말을 또 쓰고 또 쓰고 또 말하고 하니까 너무 지쳤습니다.

그래도 뭔가 큐티라도 해야겠고 기도라도 해야겠는 그런게 남아 있습니다.

매일 기도하는 과제가 있는데 그냥은 잘 안되고 하니 이렇게 글로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31주 동안 여기에 썼던 것들 거의 다 이루어지는 그런 체험을 했습니다.

 

기도를 해야 주님이 들어주신다는 것 내가 100을 하고 주님도 100을 하는 것입니다.

 

기도를 하고 저도 무엇인가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내가 받아들이고 이런 과정들이 주님과 함께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게 해줍니다.

그리고 또 배운 것은 공동체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갔습니다. 저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공동체에는 그렇게 어울리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독선적인것도 많고 그냥 막 되는대로 혈기를 부리면서 살았습니다. 공동체는 교회에서 많이 쓰는 말이지만 회사도 공동체 중 하나고 팀도 공동체 중 하나고 가족도 공동체 중 하나입니다. 저는 이런 공동체에서 너무 혈기왕성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같이 제자훈련을 해보니 공동체를 유지하는 것이 왜 중요하고 공동체가 하는 일들에 왜 내 시간과 노력을 일부 희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조금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공동체가 있기 때문에 불편한것도 있지만 공동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도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꽤나 열심히 내가 해야 하는 일들에 최선을 다 했습니다.

2019년에 제자훈련을 선택 한 것은 우여 곡절은 많았지만 결코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비록 제가 지금 퇴사를 하게 되었고 한국에서 구직활동도 그렇게 매끄럽지는 않았고 벌여놓은 일들도 많아서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그래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서 했고 여기에서 얻은 것이 있습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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