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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 혼여(혼자 여행)
아침에 눈을 일찍 떠서 경복궁 - 삼청동 코스로 하루짜리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고 출발을 했다.
나갈려고 하니까 옷을 좀 가볍게 입고 나갈려고 했는데 바람이 쌩쌩불어서 다시 롱패딩으로 갈아입고 경복궁으로 고고
내가 서울에 2010년부터 9년째 살고 있는데 경복궁까지는 가봤는데 삼청동을 한번도 안가봤다는게 은근 나한테는 충격이었음.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요즘 꽂혀있는 앨범인 songs of sanctuary이걸 멜론으로 사네 지니로 사네 하다보니까 경복궁 도착...
이 노래가 cf에 자주 나오는 음악인데 가사도 없고 가수도 누군지 모르고 찾기 힘들었는데 이번에 엘지 올레드 TV CF에 나와서 겨우 찾게 되었음.
이 노래를 부른 가수는 아일랜드 출신의 Enya(엔야)라고 암튼 들어보면 알것임.
경복궁 도착 했는데 위 사진 처럼 한복을 입고 고궁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찍는게 유행인 것 같음. 한류의 영향인지 여기 놀러오는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한복 빌려입고 아주 신나하는 모습을 보았음.
한국인들도 많이 빌려서 입는 듯. 고등학교 여학생들이 친구들끼리 와서 사진도 찍고 하는걸 보니 '나도 저런때가 있었지...'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올해 32라니!! 하는 그런 갑갑함이 살짝 밀려옴.
생각해보니 나도 고딩때 개량한복을 꽤나 입고 다녔었는데 지금은 그때 입던 한복 엄마가 버렸음 오래돼서.
경복궁 들어갈려고 하니까 밖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추워서 그냥 박물관만 돌아봤는데 박물관도 볼게 많았음.
동양화랑 등등 실컷 봐서 오후에는 삼청동 갤러리들을 돌면서 현대미술을 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음.
박물관 보고 삼청동에서 점심을 먹어야겠다고 나와서 삼청동을 쭉 걸었는데 은근 볼것도 많고 되게 잘 해놨다는 생각이 들었음.
좁디좁은 골목마다 가게도 많고 음식점도 많고 갤러리도 있고 나중에 한번 더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음.
물론 다음번에는 혼자 말고..
지나가다가 삼청동 수제비가 있었는데 여기가 엄청 유명한지 이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에 삼청동에서 줄 서서 먹는집은 저 집 뿐이었음. 수제비가 맛있어봤자 얼마나 맛있다는건지 모르겠지만 나도 수제비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중에 와보고 싶었음.
점심시간 뿐만 아니고 계속 저기는 줄이 길어지면 길어졌지 줄어드는걸 보지 못함.
나는 점심은 순두부 찌개를 먹었는데 음식맛이 깔끔하고 좋았음 유명한데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나름 유명했을지도?
점심을 먹고 예정대로 갤러리를 돌면서 현대미술 작품을 좀 관람 했음. 돈을 안내도 들어 갈 수 있는데를 들어가서 봄.
맨날 까만화면에 하얀 글씨만 보다가 이런 화려한 색채의 작품들을 보면서 기분이 전환되었음.
위 그림의 주제가 '폐허'였나 그러함 그런데 색채를 원색을 써놔서 되게 화려한데 대체로 현대미술 작품들은 주제가 '무제' 아니면 '인간의 고독', '도시의 인간 소외'이런거라서 위 작품도 그런게 아닌가 싶음. 우리는 아주 화려한 단군 이래 가장 화려하게 살고 있지만 마음속은 피폐한?
그런데 작가들은 나 같은 개발자하고는 또 생각하는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그 분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작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 해볼 수 밖에 없음. 의외로 평범할지도?
하지만 저런 작업들은 나름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일들이고 그 에너지는 대부분 '고독', '우울', '외로움' 등이 아닌가 싶음 아 내가 그렇다고 ㅋㅋㅋㅋ
저 그림은 약간 빈센트 반 고흐의 영향을 받는 느낌이 드는데
약간 이런 느낌인데 조금 더 발랄한 느낌이랄까.
빈센트 반 고흐는 생전에는 그림을 한개도 못팔았는데 한개도 못팔진 않았겠지만 암튼 아주 가난하고 비참하게 생애를 마감 했는데 고흐가 죽고나서 재조명된 케이스라서 저게 과연 좋은것인가 고흐같은것이 생전에는 힘들었던게 작품으로 표현이 되고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게 좋은건지?
아니면 고흐랑 동 시대의 지금은 우리가 모르는 작가 중에 아주 그림을 많이 팔고 잘 살았던 작가들이 많았을텐데 그 사람이 좋은 인생인지?
아니면 피카소 처럼 생전, 사후의 레전드는 나도 부럽..ㅜㅜ
하지만 인간들의 운명은 다들 타고나는 것이 다른 법.
인생사에 딱 3가지 케이스 죽은 고흐, 생전 유명한 지금은 무명인 작가, 피카소 같은 레전드 이렇게만 있다고 하면 지금 나는 저 세가지 케이스 중에 어떤 케이스에 가장 가까울지?
삼청동을 왔으니까 고상하게 고고하게 갤러리만 가볼게 아니고 카페도 가봐야 하는데 은근 빙수집이 많아서 카페를 가도 겨울에는 빙수를 잘 안파는 경우가 있는데 빙수가 메인 메뉴인 카페가 은근 있어서 팔빙수를 좋아하는 내가 안먹을 수는 없잖음?
인절민 + 우유 + 팥 + 찹살떡 이 조합은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임 ㅋㅋ
역시나 아무데나 들어가서 먹어도 기본적으로 이렇게 땅값이 비싼 동네는 맛이 없기가 힘듬. 마치 내 전 회사였던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던 회사 같음.
가로수길은 맛없는 집이 드물 수 밖에 없이 땅값이 비쌈.
그런데 겨울에 빙수만 먹으면 몸이 너무 추워져서 따듯한 물도 두잔 마셨는데 그래도 저거 한그릇 혼자 다 먹고 나오니까 날씨가 너무나 추웠음.
이 코스를 다 즐겼는데도 내가 물론 일찍 나와서 그런것도 있지만 2시밖에 안됐음 ㅜㅜ
어쩔 수 없이 그냥 들어가기는 너무 허전해서 대학로 연극을 바로 예매해서 한편 보고 왔는데 '안나라수마나라'라고 꽤나 오래 했고 나름 그 동네에서 유명한 작품 보고 왔는데 너무 내스타일은 아니라서 그 포스트도 앞에 쓰긴 했음.
혼자 다니니까 시간은 아주 효율적으로 타이트하게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었는데 괜히 기다리고 이런걸 내가 단 1도 못하기 때문에
그런데 혼자가서 그런가 짜릿하게 막 재밌진 않았음. 물론 누구랑 같이 갔어도 '아 걍 혼자가 편한데' 이랬을수도 있지만
이제는 나도 제대로 30대라서 그런지 20대에 비해서는 정신이 꽤나 안정적인 편임. 기분이 그렇게 일희일비 굴곡이 크게 심하진 않아짐.
경험이 많아진다는게 리스크를 줄여주기도 하지만 재미도 또한 줄이는 것 같음.
'인간은 가만히 있지 못하는게 가장 문제다'라고 어떤 책에서 봤는데 나도 아주 공감하는 말임.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또 인간을 힘들게 하는 것. 가만히 있지 못하게 설계된 것.
이런 여행들 소소하지만 을 통해서 '뭐가 되고 싶다 뭘 하고 싶다' 이런걸 많이 느꼈는데 이제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 겠다, 뭘 느껴보아야 겠다' 이런식으로 생각도 좀 변한 듯.
내일부터는 새 회사로 출근 하는데 일단 새로운거니까 조금 설렘반 두려움반.
또 적응을 할 때 쯤이면 여기를 그만두고 다른데로 옮기면서 또 삼청동을 혼자 와서 무슨 생각을 할지?
지난 3년 동안 수고를 많이 하긴 했나보다.
후회는 없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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