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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결혼식은 코로나 때문에 연기 해서 11월에 하지만 혼인신고는 6월에 했고 집을 얻어서 같이 살고 있습니다.

 

혼인신고의 장점이자 단점은 이제 결혼은 무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서로 안보고 싶어도 계속 봐야 한다는 것이고 장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부모님 말고도 나를 믿어주고 도와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꽤나 큰 힘이 됩니다. 지금 시대는 더욱 한국이 살기 힘들다고는 하지만 아프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을 수 있고 돈이 없으면 세금도 거의 안냅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살면 물론 굶어죽겠지만 뭐라도 하면 먹고는 살 수 있습니다. 유투브까지 나와서 온갖 정보들까지 마음만 먹으면 얻을 수 있는 나름 풍족한 시대입니다.

 

물질적으로는 풍족하지만 마음적으로는 바쁘고 경쟁에 쫒기는 부족한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부인의 존재는 힘이 됩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저도 정보를 주로 인터넷으로 접하다 보니 추석에 시댁을 먼저 가는지 처가를 먼저 가는지부터 제사 음식을 차리는지 안차리는지 등 스트레스 받을 일이 굉장히 많고 이것으로 많이 싸우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틀린말은 아닙니다만 그런 글들은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쓴 글일 것입니다. 그리고 서로 싸운 상태에서는 뭐든 맘에 안들고 뭐든 문제였겠지요.

 

저희 집도 제사를 지내던 집이었습니다만 5년전부터 할아버지가 제사를 폐지 하셔서 제사음식 차리고 그런 것들은 하지 않습니다.

 

제가 첫째라서 제 와이프가 맏며느리입니다. 제 본가에서는 와서 음식 하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당일 아침에 늦게 일어날 것 같아서 전날 저녁에 가서 저녁먹고 보드게임하고 쉬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가정예배 드리고 옆집에 작은집이라 인사드리고 이렇게 명절을 보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제가 첫째라 친척분들 할아버지 할머니 다들 반겨주시고 음식 차리고 이런것들 82년생 김지영 영화 처럼 그렇게 하진 않았습니다.

 

물론 저희집이 아들만 둘이고 제사도 안지내고 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요즘은 점점 제사같이 서로 불편한 것들 줄여가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추석에 집에 내려가서 친척들을 만나서 인사드리는 일이 그렇게 쉽기만 한 일은 아닙니다. 특히나 저와 제 와이프 처럼 주로 집에서 보내고 외부 활동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 에너지가 빠지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저와 제 와이프는 별로 한건 없지만 추석 다음날 집에 와서 하루종일 누워 있었습니다.

 

하지만 명절이나 되어야 친척을 만나고 집에도 잘 안내려가서 부모님도 자주 만날 일이 없는데 추석이라서 만나게 되는 것도 있습니다. 부모님과 너무 오랜시간 떨어져 있는것도 정신적으로 좋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같이 있으면 잔소리 듣고 하는 것도 스트레스이지만 너무 안찾아가면 또한 나름의 공허함이 있습니다.

 

제가 87년생이라 올해 34세인데 요즘 추세로는 결혼에 그렇게 늦은 나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나이에 결혼을 했습니다.

 

실제 결혼 생활은 하도 인터넷에서 무시무시한 글들이 많아서 저도 적잖히 겁을 먹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신혼이라 그런지 인터넷에서 보는 것 처럼 갈등의 수위가 쎄진 않은 것 같습니다.

 

결혼 하면 생활비가 조금 늘긴 합니다. 왜냐하면 혼자 살 때는 라면으로 대충 떼울 때도 있고 저는 실제로도 허기만 해결하면 된다는 식으로 혼자 집에서 간단하게 해먹었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나니 조금 더 챙겨 먹게 되어서 식재로 사는데 조금 더 돈이 들긴 합니다.

 

그런데 집에서 신경써서 해먹으니 건강도 좋아지는 것 같고 저희 부부는 외식을 잘 안하다보니 외식비는 거의 들지 않아서 비슷한 것 같습니다.

 

둘이 살면 규모의 경제가 되어서 빨래 할 때도 한번에 돌리고 밥을 할 때도 밥 조금 더 넣고 2인분 하면 되고, 제가 메인 반찬을 만들면 부인이 샐러드를 만드는 식으로 분업도 가능해서 혼자 살 때에 비해 투입 노농과 자본 대비 괜찮은 퀄리티의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돈도 제 부인은 지금 정규직 직장을 다니진 않지만 프리를 해서 월 100만원 정도 번다고 합니다. 매달 다르고 정확히는 저도 잘 모릅니다. 그래도 이정도만 해도 가끔 식재료를 살 때 와이프 카드로 산다던지, 빚도 같이 값는다던지 도움이 많이 됩니다.

 

서로 열심히 살고 절약해서 살면 결혼 생활이 그렇게 힘든것만 있는 것은 아닐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 2세가 없어서 체감이 덜 한 것일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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