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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해서 해외 가자] 01 주말 하이델베르그 여행

이 글은 부족한 신입사원을 믿고 해외로 보내주신 사장님과 우리 팀장님께 바친다.

독일에 출장으로 온지 2주가 되었다. 확실히 2주가 지나니까 '이게 뭔가' 싶었던 Code들도 좀 알겠고 독일 아우토반 운전도 좀 하겠고 생활도 나름 익숙해져 간다.

일도 중요하지만 무사히 살아 돌아 가는 것이 중요 하기 때문에 여기 저기 여행을 다니면서 현지 감각을 익히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라는 핑계로 대딩 때 안가본 여행을 가까운 곳부터 가보려 한다.


이번에 간 곳은 내가 사는 프랑크푸르트 근교에서 나름 가까운 '하이델베르그'이다.

독일 지명 중에 '베르그', '부르크'가 들어간 지명이 많은데 '베르그'는 한국에 너무 흔한 '언덕'이라는 뜻이고 '부르크'는 '성(Castle)'이라는 뜻이다. 고로 하이델베르그는 '하이델'이라는 동네의 '언덕'이라는 뜻 정도 되겠다.

일단 내가 독일에 있으니 출발을 인천공항에서 할 필요는 없고 지하철로 30분 거리에 있는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출발 했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은 한국으로 따지면 '서울역'정도 된다. 전 독일과 옆 동네(프랑스, 벨기에, 체코,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로 갈 수 있는 기차를 타는 곳이다.

그냥 저냥 이렇게 생겼다. 서울 강동구에 '강변역'하고 좀 비슷하게 생겼다. 요 옆에 자판기 같은데 가서 하이델베르그까지 한시간 반정도 걸리는 표를 끊으면 된다.

표 끊고 나서 빵이나 하나 사먹으려고 둘러 봤는데 사이즈가 넘 큰데 비해 내가 그만큼 덜 배고파서 안사먹었다.

기차표는 한시간 반정도 가는데(강서에서 강동 가는데 걸리는 시간 정도임) 왕복 33.8유로 줬다. 한국돈으로 5만원 정도 한다. 

교통비 완전 비싸다. 이채(한국의 KTX)를 타면 30분 덜 걸리는 1시간 이면 가는데 44유로(한화로 8만원 정도)라서 그냥 싼걸로 끊었다.

기차표 끊고 주변을 둘러보면 전광판 같은거 보이는데 Heiderberg Hbf라고 잘 보이고 어떤 게이트에서 타면 되는지 처음 가고 길눈 어두운 애들도 쉽게 찾을 수 있으니 쫄꺼 없다.

별 정보도 없이 그냥 보이는 착한 할아보지들 한테 '할루?(독일어로 핼로우) 아이 원트 고우 하이델베르그 웨얼 캔 아이 테이크 티켓?' 뭐 이런 중학교 1학년 영어를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 해주면 외로운 독일 할배들은 자기 손자뻘 되는 동양인 꼬꼬마 직딩이 귀여운지 노무노무 잘 알려준다.

이리공 뎌리공 하야 드디어 기차를 탔다. 기차는 2층으로 되었있었다. 난 밖을 좀 보고 싶어서 2층으로 탔다. 1층은 약간 반지하 느낌이다.

BECK'S(빅스)가 독일맥준가..?? ㅎㅎ 아침에 일어나기도 귀찮고 몸도 천근 만근이고 '왜 내가 이 햇볕 뜨거운데 별 생각도 없던 하이델베르그를 가야 돼냐고!!'라고 계속 되뇌이며 기차를 탔다.

솔찍히 별로 여행을 가고 싶진 않았다. 여행이야 90일 내내 여행하는 기분이기 때문이고 다음에도 또 올꺼니까 굳이 이번에 가야 하나 싶었던거다.

하지만 만나는 사람들 마다 할 이야기가 여행 이야기 밖에 없는지 계속 여행 정보를 주고, '이번 주말에 어디 갈꺼냐', '하이델베르그 갈꺼냐?', '하이델베르그는 이렇게 가는거다', '가서 뭘 보면 된다', '여행 책자는 여깄다'

하면서 챙겨주는데 안갈 수 있나..

무거운 몸을 터덜터덜 이끌고 결국 기차를 타고 출발.

유럽을 첨 오는 꼬꼬마 직딩은 창밖의 모든 풍경이 다 신기하다. 맨날 지평선 보이는 평지만 보다가 저리 언덕만 보이면 '한국 느낌 나네?'하면서 좋아하고, 밀밭을 보면 '한국에는 없는거네?'하면서 좋아하고..

낙옆 굴러가는 것만 봐도 재밌어 죽는다는 대딩 기분을 꼬꼬마 직딩이 되어서야 느끼는 나... ㅜㅜ

대학교 시절 생각만 하면 슬퍼지노?? 

절반쯤 오니까 이런 시골분위기 나는 역도 지나갔다. 역 이름은 모르겠다... 아직도 아침에 겨우겨우 나와서 약간 몸이 무거운 상태. 맥주에 한모금에 취하고 잠에 취해서 한숨 자보기로 한다.

눈을 떠보니 또 중간 어디께쯤 인 듯..

창 밖에 멀리 보이는 저 산은 나 살던 동네에 있던 산하고 비슷하게 생긴 것 같아서 한컷 찍어 봤다. 맨날 프랑크푸르트의 평지만 보다가 산을 보니 다 비슷해 보이는 것 같다.

밀인지 보린지.. 암튼 한국에 없는거니까. 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잔다는 노래가 떠오르는 풍경이다.

독일 인구는 8천만명 정도 밖에 안되는데 남한보다 땅은 10배정도 넓다. 참고로 남한 인구는 5000만명 인건 모두들 잘 아시겠지..

땅이 넓으니까 이렇게 넓게 씨 뿌려놓고 키운다.

흐린 날씨가 많은 한국과는 달리 독일의 여름은 한국 가을의 쾌청한 날씨가 매일 계속된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일조량도 좋고 곡식이 잘 익는 것 같다. 과일은 햇볕을 잘 받아서 너무너무 달다.

새콤달콤한 한국 과일을 먹다가 여기 과일을 먹으면 처음에는 너무 달아서 금방 질리기도 한다.

한국과는 다르게 독일은 바다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서울에서 부산만큼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음) 바다는 별로 없고 이렇게 호수나 강 같은건 제법 있다. 그리고 운하가 전 국토에 연결 되어 있는 것 같다.

한국에도 하나쯤 있으면 물류에 많이 도움 될 듯 한데 운하를 팔만한 땅이 안남은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땅도 좁잖아~

맥주 마시고 한숨 자고 보니 하이델베르그 중앙역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렸는데 어디로 나가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그냥 사람들 많이 가는 데로 따라갔다.

따라가다 보니 'Ausgang'(나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이 있어서 따라갔더니 역 밖으로 나왔다. 인구가 3만 명 밖에 안되는데 자전거는 이렇게 많이 세워놨다. 서울은 인구 1000만인데 이렇게 자전거 세워놓은걸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좀 신기했다.

자전거 대 놓은데를 나오니 이런 풍경이다. 저 유리 건물은 뭘까... 생긴건 쇼핑센턴데 안에는 맥주 저장 탱크 같은게 들어있다. 

아직도 내가 어디를 가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햇볕은 너무 뜨거워서 뭐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걸어가다 보니 마트가 있어서 소세지를 사러 들었갔다.

1.99유로(한국돈 2,990원)짜리 소세지를 하나 샀다. 소세지를 만든다음에 겉을 좀 말렸나보다. 한국에서 파는거랑 맛이 거의 비슷하다. 근데 좀 짜다. 이게 오늘 점심임.. 물론 양은 많음.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를 한장 들고 나왔으나 독일어도 한눈에 안들어오고 내가 가는 방향이 어디인지도 잘 모르겠어서 그냥 아이폰으로 동쪽만 찍고 쭉 걸었다. 하이델베르그 동쪽에 '하이델베르그 성'이 있기 때문.

그냥 흔한 지나가는 길이다.

좀 걸어가다 보니 동네 같은게 나온다.


저 천막 밑에서 맥주도 마시고 음악소리도 들리고 했다.


짠 소세지를 두개나 먹고 나니 목이 말랐다. 날씨도 더웠고.. 그래서 또 마트를 들어왔다. 아직 관광지로는 접근도 못한 상태. 시간은 벌써 2시가 되어 가고 있었지만 '또 오면 되지 머'하는 생각으로 난 너무 여유롭기만 하다.


음료수 샀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과쥬스인줄 알고 샀는데 사과맛 나는 '차'였다. 냉장고 있는 시원한 음료중에 가장 가격이 저렴해서 TEA라고 써있는데도 그냥 샀다. 뭐 괜츈하다. 목마르면 뭐든 시원하니까.


일단 잘 모르겠는데 하이델베르그는 일단 '성'부터 가보면 될 것 같았다. 중앙역에서 계속 동쪽으로 걸어갔다.


관광도시라 그런게 아니고 독일의 건물은 죄다 이렇게 겉모양은 1800-1900년대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여기 보이는건 무슨 은행인데 겉모양은 옛날 건물..


하이델베르그성 가는 길에 있는 분수. 여름이라 시원한 분수가 눈에 들어 왔다. 도대체 관광지는 어디일까..

준비하고 챙겨먹고 이런거 워낙 취미가 없기도 하고, 어차피 도착하면 물어보고 손짓 발짓 하고 알아서 잘 다니겠거니 하는 믿음 + '가까운데니까 나중에 또 오지 뭐' + '아님 말고' 하는 생각에 별 생각 없이 와서 1시간정도 헤메니 슬슬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역시 지나가던 착해보이는 독일 할아버지한테 지도를 내밀면서 '하이델베르그 성 어디에요?'라고 물어봤다. 그 할아버지는 역시나 외로왔는지 '여기는 이 지도에서 어디쯤이고', '여기는 어디고', '쭉 가다보면 뭐가 있고' 등등 너무 친절하게 이야기를 해주신다.

나는 언제나 그렇듯 과도한 리액션과 고맙다는 인사를 연발하고 '당케슌 츄스'(땡큐, 잘가요~)를 연발하며 다시 길을 찾았다. 여기는 '비스마르크 광장'이라고 한다. 

독일 이전 국가, 한국으로 따지면 조선 정도 되는 프로이센의 재상 '비스마르크'의 이름을 딴 광장인건지.. 근데 별 볼게 없었다. 동상도 하나 없고.. 비스마르크가 그 비스마르크가 아닌가? 싶었다.


비스마르크 광장에서 조금 걸어가니 '하우프트 거리'가 나왔다. '하우프트'라는 말은 '중앙'이라는 뜻이다. 그냥 서울의 중심 쇼핑가 '명동'쯤 되는 거리다. 주말이라 관광객들로 꽉 차서 발 딛을 틈도 없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정도로 많지는 않았다.


한... 500미터 정도 거리가 쭉 있다.


여기는 하이델베르그의 뒷골목인가.. 저 뒤에 '예수회 교회'인지 '성령 교회'인지 암튼 교회 하나가 보인다. 가보기로 했다.


가는길에 보니 컵에 그림 그려서 파는 가게가 있다.

이런 컵을 보면 하나씩 사고 싶으므로 사진을 찍었다.



몇 미터 더 가보니 이제는 좀 크게 보인다.


이건 바로 앞에서 찍은 사진. 옆에 써있는걸 보니 '병원'이었다. '의학이 발달한 도시의 병원'을 기념하며 겉 모양을 잘 보존해 놓은 듯 하다.


이건 그냥 건물..



여기는 대학 광장. 사이즈는 고려대학교 운동장 만하려나... 그닥 크진 않다. 근데 유명하다능...

하이델베르그는 '대학 도시'다. 대학으로 따지면 서울 강북도 대학이 많긴 한데 여기 하이델베르크가 '대학 도시'로 유명한건 요기 하이델베르그 대학에서 한국에서는 딱 한명 나온 노벨상 수상자를 일곱명이나 배출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500년) 대학이기도 하고 여러가지 이유 인 것 같다.



사진이 50장밖에 안올라가니 나머지는 2편에 계속 올려야겠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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