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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를 한다면 발레를 배우는 것도 좋은 것 같다 - 제103편 또 발레보러 간다
작년에 처음 발레 공연을 본게 5월 5일 어린이날에 국립발레단이한 돈키호테였는데 올해도 3월 초에 교대역에서 지하철 기다리다가 이거 한다고 해서 보고 싶었는데 결국은 티켓을 구해서 가게 되었다.
내가 가는거는 4월 7일 금요일 공연인데 주연은 키트리는 강미선하고 바질은 그의 남편인 콘스탄틴 노브셀로프다.
돈키호테는 주인공이 돈키호테랑 산초가 아니고 헤어디자이너 바질하고 호프집 딸래미 키트리다.
내용은 딱히 인상적인건 별로 없고 호프집 주인인 주인공 키트리 아버지가 자기 딸을 돈 많은 자수성가 사업가 가마쉬에게 시집을 보내려고 하는데 안간다고 박박 우기다가 결국에 헤어디자이너 바질하고 결혼하는 그런 시나리오다.
게임 스타크래프트에서 저그 여왕 캐리건이 어떻게 저그 여왕이 됐고 짐 레이너랑은 무슨 관계고 이런거 모르는 사람이 넘나 많듯이 발레에서는 내용은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 않다. 다만 이 발레 공연이 희극인지 비극인지, 어떤 분위기로 흘러갈지 정도의 정보만 관객에게 주고 그 개연성을 부여해 주는 역할 정도랄까?
왼쪽이 강미선(34), 오른쪽이 콘스탄틴 노브셀로프(32)
찾아보니까 이번 공연의 주역 두명은 서로 부부다. 나이는 34, 32로 부인쪽이 2살 많다. 결혼은 2014년에 해서 부부 4년차이다. 콘스탄틴 노보셀로프는 작년에 호두까기 인형 보러 갔을 때 봤던 것 같다.
흠... 글을 쓰면서 이름 적는데 다 외국 이름이라서 그리고 무용수가 연예인 이라고 하기도 애매한게 어느정도 티켓 파워가 있긴 하지만 발레를 모르는 사람은 전혀 모른다. 그래서 이름도 익숙하지가 않아서 글이 매끄럽게 쭉쭉 나가지가 않는다 이것은 읽는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자꾸 주저리를 덧붙히게 되는데
그리고 심지어 강미선은 들어는 본 것 같은데 짱구엄마 봉미선의 성우인 강희선인가? 했는데 아니었고 암튼 누군지 잘 몰랐다. 내가 아는 무용수는 열손가락에 꼽는다. 김주원, 김지영, 강수진, 박세은, 이은원, 황혜민, 김리회, 박슬기, 이동탁, 이재우, 김기완 이정돈데 결혼 했는데도 무대에 계속 스는것 뿐만 아니라 주역까지 할 정도면 손가락에 꼽히는 무용수라고 할 수 있겠지 싶다.
박지성보다 10배 20배 버는 NBA선수 중에 코비브라이언트 정도까지는 잘하면 알텐데 하킴 올라주원, 팀 덩컨 등은 잘 모르지않음? 거의 비슷한거. 김연아가 한국에서는 어린애들부터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다 알지만 캐나다 최고 인기 종목인 아이스하키 선수는 잘 모르고 거의 그런거임.
'내가 모른다고 해서 이분들이 유명한 사람이 아닌게 아니다' 그리고 '모를 수도 있으니 이해해 달라' 이 말을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쓴거임.
춤추는걸 보면 난 발레를 3년인가 조금씩 직접 해봤으니까 '가냘픈 발레리나' 이런 말이 있는데 전혀 머리속에서 싱크가 되지 않는다. 차라리 '천하장사 발레리나' 이게 더 마음이 편할정도.
이 글을 쓰게된 이유가 이 동영상 때문이다.
동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G6wE8P_EQfg
유니버셜 수석 강미선 무용수 근육. 상완 이두근, 목 근육 전부다, 대흉근 등 해부학 교과서에 피부를 입혀놓은듯한 섬세한 근육 교과서 그림용 근육이 저렇게 있는데 기자들은 제발 '가녀린', '가냘픈' 이런말좀 기사에 안썼으면 좋겠다.
등근육. 실제로 보면 멘탈이 붕괴될정도임 신세계를 볼 수 있다. 오로지 발레 공연장에서만 볼 수 있는 볼거리다. 섬세한데 완전 단단해보이는게 있다.
고도로 트레이닝된 두뇌를 가진 인간이 가끔은 굉장히 인간답지 않다고 느낄때가 많은데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감정을 몸으로 표현하는 무용수들의 몸은 인간미가 별로 느껴지지가 않는다.
하는 역할도 대부분 오로라, 줄리엣, 지젤 이런 여자여자 여리여리한 역할들인데 춤 자체도 그렇고 한데 이런 역할의 춤을 잘 추려면 몸이 거의 장군 몸이어야 한다는게 아이러니다. 발레를 보면서 우리 인간사는 모순 투성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낀다.
이 짤은 위에 분이랑 같은 분인데 발레 무용수들은 이렇게 일반인 혹은 연예인들이 함부로 소화하지 못하는 이런 의상을 굉장히 잘 소화한다. 이렇게 얼핏 보면 가늘어 보이는데 일단 저 자세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것. '어깨가 안맞으니까 저렇게 상의를 투피스로 따로 입는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마지막으로 무용수들의 눈빛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이렇게 무대 분장을 해놓으면 눈을 진하게 그리기 때문에 웃고 있지 않으면 굉장히 표독스러워 보인다. 무용단 수석 무용수가 될 정도면 거의 내 자신이 발레이고 발레가 내 자신인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
맨날 연습하고 기분 좋아도 연습하고 아파도 연습하고 힘들어도 연습하고 남들 놀때 연습하고 거의 그랬을 것인데 그걸 했다는 것 자체가 업계에서 손가락에 뽑히는 근성과 열정이 있다는 이야기다.
연습이야 진짜 몸상태가 안좋으면 쉴 수도 있는데 공연은 어디 부러져서 서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면 무대에 서야지 별 수가 없다. 심지어 웃으면서 공연을 하고 나서 쓰러져 죽는 한이 있어도 서야 하는 상황도 있었을 것이다.
한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분들이 눈빛을 고쳐 먹으면 주변 공기가 다 얼어붙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무대위와 객석에서 무용수와 관객으로 만나는 관계가 아니고 길가다 마주쳤을때는 정말 무서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기본적으로는 이렇게 천진난만한 분들이고 발레 밖에 모르는 사람들일것이다마는...
이 포스트를 쓰면서 은근 검색을 많이 했는데 한 20페이지쯤 검색을 해봤는데 하다보니까 알게되는게 많아지니까 이번 공연이 더욱 기대가 된다.
ㅎㅎ
재밌을듯.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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