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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孟子)의 눈으로 본 SAP 업계 - 제1편 경쟁은 모두를 이롭게 한다?
경쟁은 모두를 이롭게 한다?
내가 왜 이 말로 기억을 하고 있을까? '자유 거래는 모두를 이롭게 한다'이 말이었던 것 같은데 ㅎㅎ
많은 사람들이 '경쟁'이라는 시스템 아래에서 살고있다. 내 경쟁은 학교를 입학 하면서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시험을 보았을 때였던가?
그리고 '경쟁'과 '승리'에 대해 극도로 집착 하던 때는 내가 취업준비를 하는 동안이었다. 자리 하나 걸고 예비 졸업생들이 아웅다웅 눈에 불을 켜고 서로 경쟁을 한다. 경쟁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대부분이 의미없는 스펙 쌓기 일색이다.
토익 시험을 위한 영어 공부, 시험을 위한 자격증 공부... 나도 이런것들을 해보았고 별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 되지 않아서 몰입을 제대로 못했던 것 같다. 몰입을 못하니 자신감이 자연스레 떨어지고...
취직을 해서 2년이 지나고 생각을 해보니 왜 이리 아웅다웅 살았는가 싶다.
그리고 맹자를 읽으면서 발견한 한구절.
'남들보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려는 경쟁심이 없기 때문이다.'
이 구절은 엄밀히 말하면 맹자에 나오는 구절은 아니고 이기동의 맹자 강설 중 맹자 이루장구상 28장에 해설로 나온 말이다.
맹자에서는 '순임금'이라는 분이 자주 나오는데 흔히 말하는 '요순시대' 할 때 나오는 그 '순'이다. 순임금이라는 분이 그렇게 나라 경영을 잘해서 사람들이 순임금이 다스리는 나라(회사)로 자꾸만 몰려들어서 나라가 점점 커지는 것이다.
이걸 보면서 순 임금은 우쭐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이유가 있던 없던 나를 좋아해 준다면 그게 얼마나 기쁜 일인가. 내가 써놓은 블로그에 댓글 하나 달아주는 것도 그렇게 기분이 좋은데 자기가 다스리는 나라에서 살겠다고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얼마나 기분이 좋겠는가 말이다.
여기에서 맹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남들을 이기려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남들보다 잘 되어도 딱히 기뻐하지 않는 순임금 처럼 되어라'이다.
우리들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이 '남들을 이기는 것'에 대해서 주입을 받아 왔는가 말이다. 이러한 누구를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우리를 피곤하게 만들고 이 사회를 피곤하게 만든다. 얼마나 악에 받힌 사람들이 많은가? 성적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이 있어서 수능 점수도 원점수는 안나오고 표준점수로 나오게 하는 등 정책적인 변화까지 가져왔다.
화장품으로 계급을 나누는 아이들(출처:tv조선)
이긴 사람도 피해자이고 진 사람도 피해자이다. 승리의 달콤한 마약에 취해서 자신을 잃어버리면 더 큰 잘못을 많이 저지르고 그게 쌓이면 이긴 사람도 끝이 좋기만 할 수는 없다. 반대로 진 사람은 그 상대적 박탈감이 엄청나다. 하다못해 선거에서 상대편 후보가 당선이 되거나 스포츠 경기에서 상대편 선수나 팀이 이겨도 기분이 썩 좋지가 않은데 내 시간과 노력을 들인 일에서 패배한다면 얼마나 속상하겠는가 말이다.
사고 시스템 자체가 '남을 이기는 것', '남보다 잘 되는 것'에 맞추어져 있으면 이겼을때의 그 마약과 같은 짜릿한 기분을 쫒아 달리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어린 나이부터 학점 잘 받으려고 꼴랑 학부때 배우는 얄팍한 지식을 서로 알려주지도 않코, 쟤내집은 엄마 아빠가 뭐하는 집이고, 내 친구네 오빠는 어딜 다니고 이런 이야기들을 달고 사는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 엄친딸 김태희 <출처:사진 상단>
괜히 '엄친아', '엄친딸'들이 등장하겠는가 괜히 '내 친구 남편', '내 친구네 시댁'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겠는가 말이다. 서로 그냥 자기 몸집 부풀리게에 혈안이 되어서 있지도 않은 이야기들이 조금씩 보태지다 보면 '엄친아', '엄친딸'들이 나오고 '내 친구 남편', '내 친구 시댁'이 등장 하는 것이다.
나도 이러한 생각들을 참 오래 하고 살았다. 거의 .... 10년이 되가는 것 같다. 고등학교 2학년 내 나이 18살부터 지금 28살까지 10년동안 그러고 살았다. 어떻게든 남을 밟고 올라서려고 했고, 잘 하려는 것 보다 남보다 잘 하려고 했고, 이겨야지만 기뻐했다.
그랬으니 물론 잘 된 일도 있고 내가 부족하고 아쉬운 것들이 많아서 더 노력해서 지금 그나마 일인분 겨우 하고 사는 것 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쌓인 내 보상심리, 피해의식, 그리고 나를 원수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남들과 비교해서 내가 떨어진다'는 생각은 나 스스로를 노력하게도 했지만 나를 꽤나 피곤하게도 했다. 이 생각이 끊임없이 올라와 나를 지치게 하기도 했고 이것은 내가 특정 분야에 순수하게 집중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 하기도 한 것 같다. 자승자박이다 스스로를 묶은 것이다.
인간이 60살이면 죽던 시절에는 그리고 퇴직하면 55세 오래살면 70세이던 시절에는 싸워서 이기는 것도 꽤나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100살까지 살아야 한다. 길게 살아야 하고 더 오래 일을 해야하고 더 오래 부가가치를 창출해내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국은 개발도상국이어서 소수의 엘리트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면서 나라를 발전시켜 왔다. 하지만 지금 앞에서 끌어주어 성장하는 것은 한계에 왔다고 생각한다.
개발 도상국 시절 지식인들은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던가. 해외에서 박사하던 분들도 한국으로 와서 밤새 일하고 새벽같이 나가서 일하면서 벌은 돈을 쓸 시간도 없이 일을 했을 것이다. 이 분들은 경쟁에서 이겨서 우월한 지위와 사회적인 지원 관심들을 많이 받았겠지만 그만큼 자신을 갈아 넣어서 나라를 키워 왔으니 지금의 한국이 있는것 아니겠는가?
경쟁 해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할지, 그리고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지, 내 동료의 시간은 어떻게 아껴 줄지, 어떻게 하면 칼퇴근을 하면서도 문제 없이 내 일을 잘 끝낼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칼퇴근을 시키면서 연봉을 1억씩 줄지. 이런 것들. 스스로 풀어보고 고민해볼만한 것들은 너무나 많다.
그리고 SAP업계 처럼 조직에 들어가서 프로젝트를 하면서 먹고사는 직종의 경우는 남을 잘~~~ 성의것 도와주는 것이 더 이익인 것 같다. 내가 아주 끝판까지 남을 이겨보려고 집착을 해보았지만 글쎄.... 과연 내가 이긴게 이긴건지 아니면 이기긴 한건지 모르겠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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