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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로 갈 날이 5일 남았습니다.

서울에 전세로 얻어놓았던 집을 뺐습니다. 4개월 사는데 돈이 꽤 많이 들었는데 일단은 은행에 이자로 갖다준 돈이 한달에 52만원씩 208만원이고 집 구할 때 중개 수수료 80만원 집 내놓을때로 중개수수료 80만원 그리고 은행에 조기상환 수수료 100만원 이렇게 해서 월세 개념으로 나가는 이자 빼고도 300정도 썼습니다.

돈을 좀 썼지만 별로 후회는 없습니다. 4개월 동안 신혼생활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집을 한참 알아보던 2019년 8월만 해도 제가 싱가폴에 갈것은 생각도 안해봤습니다. 일단은 신혼집으로 쓸 전세집을 구했었는데 교대역 투룸 13평인데 그렇게 부족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좋지도 않았습니다. 집에 햇볕이 안들었다. 낱에 작은방에 조금 1시간정도 들어오는데 한국은 계속 날씨가 흐려서 햇볕을 볼 날이 별로 없었습니다.

집을 내놓고 10년동안 서울에 살던 짐을 싣고 고향 집으로 내려왔습니다. 10년동안 짐이라고 해봤자 1톤 트럭에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부피가 좀 큰게 신혼집에 쇼파를 하나 산게 있었는데 그게 내 짐 부피의 2/3이었습니다. 짐이 별로 없었고 나머지는 버렸습니다.

제가 처음 집을 떠난 것은 2006년도에 대학교를 안간다고 도피성으로 집을 나간적이 있었습니다. 뭐 잘났다고 대학교를 안간다고 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왜그랬나 싶지만서도 그때가 열아홉살이었는데 크리스마스때 집을 나갔던 것 같습니다. 전는 이미 집을 떠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오가는것에 너무나 미련이 없는 것입니다. 그때는 가방하나 들고 집을 나왔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5년전이다. 그때는 스마트폰도 없었으니까 일단 나와 살면 지낼곳이 있어야 집을 다시 안들어가기 때문에 지낼 방부터 구했다. 방 하나 내주는건데 한달에 15만원이었나 반지하 집에 방 하나였다. 침대가 있었던가 없었던가 그 방은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이 와중에도 내 뇌는 연도순으로 순차처리로 데이터를 찾지 않고 map형식으로 되어있구나 하는 그런걸 느끼고 있다) 심지어 겨울이었는데 패딩 입고 나갔고 가방하나에 옷 한벌 속옷한벌 더 챙겨간 것 같다. 캐리어도 아니고 그냥 학교 다닐때 메고 다니던 백팩이었다.

그 방은 스마트폰이 없었기 때문에 생활정보지 교차로에서 구했다. 그리고 돈이 있어야 하고 낮에 할일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알바 자리를 구했다. ㅋㅋ 월 90만원이었고 일은 아침 9시부터 밤 7시까지 근무하는거였다. 점심은 주는데 저녁은 컵라면 하나 줬다. 그때는 일자리가 있는것 만으로도 감사했는지 열심히 일했다. 심지어 돈도 역시나 거의 안쓰고 차곡차곡 거의 다 모았던 것 같다.

그렇게 해서 나의 가출은 2달만에 끝이 나고 결국은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재수를 해서 그렇게 좋은 대학을 간것도 아니지만 서울에 잡대를 들어가게 되었다. 15년 전 가출하고 재수하고 할 때나 지금이나 내 성격이 어디 가질 않는다. 내가 싫어하는 것은 아쉬운 소리 하는것인것 같은데 그걸 안하려고 하다 보면 또 아쉬운 소리를 누군가에게는 하게 된다.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나는 집도 버려봤고 재수해서 들어간 전공도 포기 해봤고 전공 포기하면서 땃던 SAP자격증과 그렇게 들어가고 싶었던 그 업계도 떠나 보았고 잘 해주던 회사도 떠나보고 어렵게 구한 신혼집도 4개월만에 내놓고 태어난 나라도 떠나보려고 하고 있다. 사실 내가 가진게 별게 없기 때문에 쉽게 버릴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오래 생각한 끝에 악수를 둔다는 말이 맞는말 같다고 생각한다. 저지를때는 그냥 저지르는 것이다. 지른다 이게 저지른다에서 온 말인 것 같은데 내가 질렀던 일들은 최소한 후회는 남기지 않았다.

짐목록

맥북
윈도 노트북
반팔 3벌
반바지 3벌
면도기
칫솔
수건 1개
탁구화
탁구복
탁구라켓
바람막이 2개
속옷 5개
양말 5개
트레이닝복 바지 긴것
트레이닝복 바지 짧은 것
SAA 입학서류
핸드폰1, 2
방송용 마이크
썬글라스

정리할것듯
핸드폰 요금제 낮추기 1월 8일 낮에 신청 할 것
공항에 환전 신청 해놓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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