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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를 한다면 발레를 배우는 것도 좋은 것 같다 - 제104편 스파르타쿠스의 실수

토요일은 쉬는날이라 스파르타쿠스를 보러 갔다.

아마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공연중에 발레 공연이 가장 저렴한 공연이 아닌가 싶다.

가장 비싼 좌석이 4만원인데 이것도 조기 예매하면 30%빼줘서 28,000원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무용수는 50명 정도에 음악은 오케스트라가 직접 라이브로 연주하고 뒤에는 합창단도 나온다. ㅎㅎ

보면 개이득이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돈얘기부터 좀 해보면 국립발레단 1년 매출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을 해봤다. 아주 단순하게.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는 2,200여석 규모인데 티켓이 다 팔린 것 같다. 자리는 꽉 찼고 2천명 정도 온것 같다.

초대권, 할인, 2층석 등등 해서 장당 2만원에 팔렸다고 하면 2천명 왔으니까 매출은 4천만원정도.

한달에 10일 정도 공연을 하면 월 4억 정도 매출이고 연으로 따지면 50억 정도 될것 같다.


티켓 값이 너무 싸서 즐기기가 좋다는 말이다. 국립발레단 단원이 100명정도라고 치면 무용수랑 감독 코칭 스텝 의상 메이크업 미술 무대 등등 다 포함해서 100명이라고 치면 평균 연봉 3000만원 인건비가 30억정도 들어갈텐데 공연만 뛰어서는 수지가 안맞을 것 같다.

프로그램북 보니까 개인 후원도 받고 기업 후원도 받고 하니까 유지가 되는 것 같다.


이정도 수준 공연이 2만 8천원 이라니 영화보고 밥먹으면 2만원은 기본인데 이제 발레가 이정도로 대중적인 가격으로 맞춰진거다.

발레단은 '호두까기 인형'으로 돈을 번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호두까기 인형이 공연을 길게 하는 편이다. 2주정도 하는 것 같고 스파르타쿠스는 3일했고 돈키호테도 4일인가 했는데 호두까기 인형은 2주씩 하는걸 보면 그만큼 티켓도 많이 팔리는 것 같다.


http://blog.daum.net/realtree99/381

호두까기 인형은 음식으로 따지자면 '어린이 돈까스' 랄까? 그냥 내가 처음 봤을땐 티켓값에 비해서 흥미롭진 않았다.

예술이 너무 어려우면 대중과 멀어지는 것 같다. 스파르타쿠스는 발레 매니아들한테는 굉장히 어필이 잘 될만한 작품성이 좋은 작품인 것 같다.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있다. 무용수들의 깊은 감정 연기도 필요한 그런 작품.

그리고 음 사전지식이 없어서 급하게 프로그램을 사서 읽어보고 인터미션마다 무슨내용인가 두번씩 읽어봤다. 발레는 내용을 모르고 보면 더 지루하다.

http://www.iu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674670

스파르타쿠스 내용 이야기를 좀 해보면 주인공은 스파르타쿠스고 상대역은 크라수스라고 과거 로마의 3두 정치를 했던 카이사르, 크라수스, 폼페이우스 이렇게 3명중에 한명인 역사적인 인물이다. 스파르타쿠스도 역사에 이름을 남겼을 정도로 반란군을 조직해서 로마 정규군을 여러번 격파 했으니 대단한 인물이긴 하다만 크라수스랑 맞장뜰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여기에서는 크라수스가 스파르타쿠스한테 지기도 하는데 크라수스는 지금으로 따지자면 미국대통령 클린턴 부시 오바마 정도 되는 급의 역사적 인물이고 스파르타쿠스는 변방에서 반란을 일으킨 반란군 수장이고 결국은 제압이 되었기 때문에 마지막 승리는 크라수스가 한다.

발레 작품에서는 스파르타쿠스가 크라수스를 잡았다가 놓아주는데 이게 스파르타쿠스의 실수다. 잡았으면 죽여야지 뭐 잘났다고 놓아주고 역으로 당한다는게 억지로 끼워 맞춘 느낌이 들긴 하지만 ㅇㅇ


그리고 스파르타쿠스는 남성미 넘치는 발레 작품이라서 여주인공들이 그렇게 빛이 나진 않는다. 발레 돈키호테는 키트리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특히 스파르타쿠스 여자친구 역할인 프리기야는 다이아몬드 처럼 빛이 나는 역할은 아니고 꼭 필요한 석탄같은 느낌이랄까? 내가 본 토요일 공연은 국립발레단 수석 김리회 발레리나가 했는데 감정 연기, 표현 이런것 단연 최고 수준이지만 의상이 허름한 거적데기 같은거 입고 나오고 주도적인 역할이 없고 주로 슬퍼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상대 역할인 아이기나보다 빛나보이지가 않았다.

여풍이 강한 발레계에서 스파르타쿠스는 유일한 남자 드라마인 것 같아서 독특하고 새로웠다.

짤 : 하차투리안 스파르타쿠스 작곡자

발레 스파르타쿠스는 아주 최근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위 짤의 아저씨가 작곡가 하차투리안인데 하차투리안이 발레 곡을 쓴게 1954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6.25전쟁이 1953년에 끝났는데 이 때쯤에 이 아저씨가 스파르타쿠스를 쓰고 있었을 것이다.

스파르타쿠스는 소련과 미국의 냉전시대의 작품이고 스파르타쿠스를 통해 공산당의 모토인 '혁명'에 대한 신화를 인민들에게 심어주기위한 냉전시대의 산물이 아닐까 한다.

왜냐하면 부르주아 계급을 대표하는 크라수스를 프롤레타 계급을 대표하는 스파르타쿠스가 이기고, 쿨하게 풀어주고 나중엔 잡혀서 죽지만 엔딩은 스파르타쿠스를 신격화 해서 보여준다. 숭고한 노동당 혁명의 정신을 보여주기 위한걸로 보인다.

당대의 스파르타쿠스는 평화로운 로마에서 시민들을 죽이는 반란군이고 악당중에 악당인데 소재가 좋아서 그런지 스파르타쿠스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멋있게 나온다. 이 점이 내가 몰입을 하기 힘들었던 부분이다.

지금 한국에 와서 발레 스파르타쿠스는 순수 예술의 영역이지만 너무 짙은 공산당의 색채가 발레를 발레로 순수하게 안보이게 했던 것 같다.


작품의 맛은 내 인스턴트 입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작품성 좋고 음... 몸에 좋은걸 먹고온 그런 느낌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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