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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연극 '뉴보잉보잉 1탄' 후기

KyeongRok Kim 2017. 5. 4. 02:24

대학로 연극 뉴보잉보잉 1탄 후기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했는데 날씨도 따듯하고 그냥 따듯한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는데 나는 맨날 업무에 치이고 '나는 잘 하고 있는 것인가?', '이대로 가면 살아 남을 수 있을까?'하는 의문들과 업무상으로 풀리지 않는 문제를 가지고 항상 찝찝한 마음 지금은 반 포기한 상태 일단은 쉬기라도 하자는 생각에 3일 휴가를 내서 11일 연휴를 쉬고 있다.

쉬는 동안 올해의 목표인 '친절한 직장 동료가 되는 것'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던 중 개인 코칭을 해주신다는 분이 있어서 신청 했는데 대학로에서 보자고 하셔서 대학로를 나왔다.

대학로를 마지막에 온건 재작년이었던 것 같은데 아니면 2016년 1월이었나 암튼 추울때였다. 그때는 회사에서 초대권을 줘서 연극보러 간거였는데 오늘은 겸사겸사 혼자 휴일에 대학로를 왔다가 대학로에 온김에 연극이나 보고 가자고 해서 이걸 보게 되었다.

뉴보잉보잉 1탄 2017년 5월 3일 부처님 오신날 대학로 두레홀 3관 오후 6시 40분 공연을 봤다.

너무 재미가 있고 여운이 남아서 후기를 안쓸수가 없어서 써본다. 카페도 가입하고 인터넷 검색도 해봤는데 최근에 올라온 후기가 없는 것 같아서 좀 공개적으로 써본다.

선 인증부터 가고.

대학로 길거리에 티켓 파는데가 많고 박스오피스도 많고 한데 휴일이라 그런지 어떤 극장은 줄을 엄청 서서 보는데가 많았다. 무슨 연극이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작품을 엄청 많이 하는 것 같았다.

딱히 뭘 보고 싶은건 아니었다. 그냥 내 이 복잡하고 풀리지 않는 감정을 연극을 보면서 대신 해소하고 싶은 생각이었다. 내가 지금 남자가 다 커가지고 어디 가서 꺼이꺼이 울어제낄 수도 없고, 동네 뛰어다니면서 소리를 버럭버럭 지를 수도 없고 나름 이제 나도 '이제 너도 어린애가 아니야' 이런 소리를 듣다 보니까 조심스럽고 그렇다고 내가 엄청 조심스러운건 아니지만 음 그런거. 누가 대신 좀... 이런거.

그랬으니 계획이 딱히 있을리는 없고 그냥 아무데나 티켓 파는데로 보이는데로 가서 '연극 볼려고 하는데요 빨리 하는거 어떤거에요?' 물어보니까 이거 보잉보잉을 추천 해주더라. 굉장히 무난하고 평이 괜찮다고 ㅎㅎ 처음에 제목만 들었을때는 '고잉고잉'인줄 알았다. 티켓값은 15,000원.

적당히 저녁때라서 요즘에 일은 진행을 잘 못시키고 신경만 많이 쓰고 있는 나한테 고생했다고 보상해주는 의미에서 모모스테이크가 보이길래 거기 가서 스테이크도 한접시 먹어주고 갔다.

이 팀이 했던 공연이었다. 강병준, 안상훈, "",  장채은, 김채원, 구민정 카페 가입해서 누군가 검색도 해봤다. 우측 상단 가정부 역할 하신 배우님은 이름을 찾기가 힘들어서 ""로 표시함 사진도 저 사진이 아닌데 찾기 힘듦.

다들 커플이고 나만 혼자 온 것 같아서 그리고 내 왼쪽에도 커플인데 공연 끝날때까지 남자가 자기 여친 어깨에 손 올리고 보더라 뭐 이런 상황인데 거기에 나는 회사에서는 친절한 동료도 아닌 것 같고 혼연 혼자 연극 굉장히 난이도 높은걸 하러 와서 뚱해가지고 앉아서 보는데 너무 빵빵터지고 완전 재밌었다. 또 보고 싶을정도로.

내용은 약 스포긴 한데 이해하기 쉽고 결말도 예측하기 쉬워서 그냥 쓴다. 남자 한명이 스튜어디스 세명하고 세다리 걸치는 내용인데 결말은 코메디가 대체로 그렇듯이 해피엔딩이고 갈길 갈 사람은 갈길 가고, 남을 사람은 잘 남는 그런 내용.

내가 연극을 많이 본건 아닌데 대학로에서 7-8편 정도 본 것 같은데 그 중에 가장 재밌었다. 얼마전에 발레 돈키호테를 봤는데 발레가 건강한 맛의 한정식이라면 보잉보잉은 폭탄 같은 맛의 더블패티 더블 치즈버거 맛 정도 일까?

15,000원이 한개도 아깝지 않을정도로 2시간 정도 한 것 같은데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너무 웃기고 재밌고 전문용어로는 카타르시스라고 하나보던데 시원하고 신나고 꽁 해있던 내 감정이 풀리는 느낌을 받았다. 배우들이 막 소리지르고 뛰어다니고 화내고 웃고 쉴새 없이 말을 하고 하는데 마치 내가 그렇게 소리지르고 뛰어다니는 느낌이 들 정도로 몰입감이 생겼다.

보고 온지 한참 지난 지금까지도 너무너무너무나 기분이 좋고 상쾌하다.


10년된 연극이라고 하는데 소재 자체가 능력있는 남자가 여자 3명하고 만나는 내용인데 10년전에는 연극에서나 나오는 이야기 였겠지만 요즘에는 은근 리얼리티까지 더해져서 장수하는 공연이 된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탄이 흥행에 성공을 해서 2탄도 제작이 된 것 같은데 인터넷 검색에 2탄은 잘 안보이는걸 보면 이건 흥행이 어떤지 잘 모르겠다.

어렸을때 그니까 내가 고딩1학년이니까 지금으로부터 한 15년 전에 사비타 사랑은 비를 타고를 봤는데 재밌었는데 내용이 아주 순수하고 건전한 권선징악적이고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 같은 내용이었는데 오늘 본 보잉보잉은 3다리 걸치는 바람둥이 이야기라서 더 신선했던 것 같다.

레알 나처럼 일탈은 하고 싶은데 용기가 없어서 그리고 제법 머리도 굵어져서 내던지지 못하는 그러한 어리진 않지만 젊은 나에게는 대리만족을 충분히 느낄수 있게 해주었다.

연극을 통해서 진부한 주인공 남녀와 조연 두명의 러브라인을 넣은 것도 아니고,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것도 아니었고 예술을 하려는 것도 아니었던 것 같고 인간의 본성과 내면의 기쁜 감정을 칼로 쑤셔서 내장을 뽑아내듯이 뽑아내는 목적에 충실한 그런 연극이 아니었나 싶다.

올해에는 내가 원하는 '친절한 직장 동료 되기'를 얼마나 달성 할 수 있을지 일도 같이 잘 할 수 있을지 굉장히 내 스스로 어려운 과제들을 풀어야 하는 해인데 두걸음 전진을 위한 한걸음 후퇴라는 생각으로 일단은 좀 차분해지려고 노력을 해볼란다. 감정은 연극을 보면서 풀면 또 기분이 좋아지거나 할꺼니까. ㅇㅇ

보잉보잉을 보고 연휴가 가기 전에 대학로를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꿀잼 꼭보셈 ㅋㅋ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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