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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를 한다면 발레를 배우는 것도 좋은 것 같다 - 제81편 토요일 오전 수업, 중심 앞쪽으로



길었던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아침 10시쯤 공기는 적당히 선선하다. 구름 한점 없는 가을 하늘은 내 원룸 창문으로 약간의 햇살도 밀어 넣어준다.



내가 발레를 하러 가는건 주 2회이고 평일 퇴근하고 오후 8시 수업하고 토요일 오전 11시 수업이다.


오늘은 토요일이라서 오전 수업을 갔다.


11시에 시작하는데 가려면 뭐 좀 먹고 준비하고 나갈려면 10시쯤에 일어나야 제 시간에 갈 수 있다.


일단 전날은 한주 동안 인내하면서 키운 반항심을 채우느라 새벽 늦게 자는 일이 많기 때문에 10시쯤 겨우 일어난다.


몸이 좀 굳어있기 때문에 침대 안에서 수레바퀴 자세를 하는(엑소시트스의 그 장면의 그 동작이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등 근육, 어깨, 목, 가슴, 허리 등에 부팅을 한참 해주고 이불밖으로 나온다.


공복에 심한 운동을 하면 몸이 금방 지치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제법 섭취해주고 가야한다.


라면 하나 끓여서 먹고 씻고 옷입고 나가는데 거의 한시간이 걸린다.


발레 학원이 걸어서 10분이면 가는 거리라서 좀 서둘러서 준비 하면 제시간에 갈 수 있다.



토요일 오전이 꽤 많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장 참여율이 적은 시간이 토요일 오전이다.


10시면 거의 나도 못나갈 것 같고 11시인데도 가장 적게 나온다.


가장 많을때가 화요일 오후 8시 수업인것 같다.



오전 수업은 몸이 많이 굳어있기 때문에 선생님이 스트레칭하고 근력 운동을 평일 보다는 많이 넣어준다.


"으... 어..." "후---.... 아!!!" 하는 비명과 신음소리가 자연스레 나온다. 발차기도 좀 해주고 복근 운동도 몇세트 하고 나면 살짝 땀이 나면서 몸에 따듯한 기운이 감돈다.


이때 일어나서 bar를 하고 센터 하고 하면 나의 주말도 발레와 함께 상쾌하게 시작.



오늘은 4번 플리에 제자리 턴 하는데 이전에는 주로 중심이 돌면서 매번 무너지고 스텝이 꼬였으나 오늘은 착지까지 비교적 깔끔하게 잘 되었다. 지난주부터 앞쪽으로 무게 중심을 두는 연습을 출퇴근 하고 걸어다닐때 신경쓰면서 했던 효과가 오늘 나오는 것 같아서 뿌듯했다.


햇볕을 받을 새가 없어서 기본적으로 하얀 내 피부가 경계선이 없어질 정도로 더 하얗게 된 지금 적당히 몸이 따듯해져서 빨개진 내 입술과 살짝 흘린 땀 때문에 광이 나는 내 얼굴을 거울로 보니까 기분이 좋았다.


자세도 점점 펴지고 동작도 다른날보다 잘 되고 아직 실력은 초보자이지만 이런 보람이 있어서 발레를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다.



발레에서 중요한게 몸의 무게중심 컨트롤이라고 생각한다. 아라베스크 같이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동작을 할 때는 무게 중심을 점점 뒤로 가지고 와서 골반쪽에 유지를 하는 근육과 신경이 필요하고 바뜨망 앞으로 발차기 같이 무게중심이 뒤로 쏠리는 동작에서는 앞으로 끌고 와서 다시 골반 아래쪽으로 중심을 유지하는 근육이 필요하다.


포인트는 발차기를 할 때 무게 중심을 앞으로 유지하려고 신경을 쓰는 것이다. 이렇게 연습을 했더니 연결 동작을 할 때 좀 더 부드럽게 이어졌다.


2박자로 나누어서 하던 동작을 0.5박자씩에 하면서 연결 하는 동작이 좀더 부드러워졌다.



이렇게 몸의 중심을 잡는 연습을 하면서 내가 잘 조절을 할 수 있으면 매일 이리 흔들 저리 흔들 하는 내 마음의 중심도 잘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 해본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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