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와 IT업계 이야기 - 제5편 개발 = 글쓰기

개발자와 IT업계 이야기 - 제5편 개발 = 글쓰기

내가 믿었던 것들, 그러니까 개발은 문서가 중요하다는 것 내가 풀고자 하는 문제 또는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것들에 대해서 자세히 쓸 수 있는 것,에 대해 배반을 당하지 않고 검증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서 이 글을 쓴다.

김익환 아저씨가 쓴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꿈꾸다'라는 책이 있다. 내가 아주 감명깊게 본 책인데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것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문서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인 것 같다. 최소한 내가 봤을때는 그렇다.

문서라는게 별게 아니다. 내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를 주루룩 쓰고 그거 대로 개발을 하면 되는 것이다. 아래 그림 처럼 딱딱하게 굳이 폼을 만들어서 써야 한다고들 대부분 생각 하기 때문에 '문서'작성 하는 것을 이과 문과 가리지 않고 너무너무들 싫어 하는 편이다.

http://www1.keyence.com.sg/products/plc/plc/kvp/kvp_specifications_1.php?style=print

내가 봐도 위 그림은 정말 딱딱하고 한데 이런 것부터 쓰려고 하니까 문서 쓰기가 불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위 문서의 경우는 최소한 10명 이상이 공유하기 위해 양식을 맞추어서 쓰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위 스샷은 내가 쓰는 '문서'이다.

메모 내용을 잠깐 이야기 해보면 사이트 운영중 게시판에 올린 글을 관리하는 기능에서 에러가 나서 그 에러를 수정하면서 쓴 문서이다. 아니 메모 정도? 개발자들은 이런걸 '로그(기록)'라고도 한다.

장애가 발생 한다던가 내가 개발 할게 있을 때 이런 식으로 문서를 쓴다. 어떤 작업들을 해야하고 알아야 하는건 무엇이고 시간은 얼마가 걸릴지 머리 속에 정리가 안된 부분은 어느 부분인지, 알고 싶은건 무엇인지?, 무엇을 알아야 할 것 같은지? 이런 질문들을 생각나는 대로 말 하듯이 적는다.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내가 만들어야지 하는 것들을 이런식으로 적고 그 대로 개발을 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아주 자연스럽게 일단 위 메모 처럼 내 머리를 스치고간 생각들을 계속 적는다. 위에 적은게 있어도 생각이 나면 또 적는다.

이런식으로 하면 좋은점이 내 생각으로는 뇌를 '기억'하는데에 조금 덜 쓰고 '생각'하는데에 조금 더 쓸 수 있는 것 같아서 이런 방법으로 개발을 하는 편이다.

이렇게 하면 내가 무엇을 잊어버릴까봐 걱정하지 않을 수 있어서 그 걱정하는 시간과 걱정하는데에 사용되는 에너지까지 아낄 수 있다. 내가 아주 머리가 뛰어나서 기억도 잘 하고 사고도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둘 다 잘하는건 아직까지는 힘든 것 같아서 이런 방식을 사용한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내가 풀고 싶은 문제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생각 하는 것(적는 것)이 '개발'이라고 생각한다.

요런 화면이 개발자들이 주로 보는 화면이다. 나는 까만색 보다는 하얀색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까만색 대신에 하얀 화면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이 개발자를 떠올릴때 이미지가 nerd하고 geek하고 타다다다닥 소리를 내면서 하드하게 코딩하는 일종에 클리셰 같은게 영화에 많이 나오다보니 이런 이미지가 익숙할텐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건 한번만 잘 익혀 놓으면 여러 프로그래밍 언어도 크게 문제 없이 두고두고 쓸 수 있는데 어떻게 프로그램을 만들지, 어떻게 문제를 풀어 나갈지에 대해 떠올릴 수 있는 능력은 꾸준히 습관을 들여야만 하는 부분인 것 같다.

그래서 글쓰기를 잘 하면 개발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블로그에도 자꾸 글을 쓰는것도 이유중에 하나이다.

글쓰기에 제법 자신이 있다면 개발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지 싶다. 반대로 글쓰기가 영 자신이 없고 싫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개발이 안맞을 수도 있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