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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에게 길을 묻다 - 제1편 건

category etc/고전읽기 2014.12.20 01:27

주역에게 길을 묻다 - 제1편 건





구오

구오는 인생에서는 황금기인 50대에, 학교에서는 교장에, 회사에서는 사장에, 한 나라에서는 임금에 해당한다. 전체의 책임을 맡고 있는 중심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겸손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전체를 위해 지금까지 축적해온 모든 힘을 발휘해야 한다.


전체를 이끌어가는 것은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구오가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훌륭하게 보좌해줄 사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선생의 경우에는 우수한 제자를 만나야 하고, 사장의 경우에는 우수한 실무자를 만나야 하며, 임금의 경우에는 우수한 신하를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사람을 얻으면 성공하고 사람을 얻지 못하면 실패한다. 그러므로 대인일 보는 것이 이롭다고 했다. 여기서의 대인이란 자신을 보좌해 줄 훌륭한 보좌관을 가리킨다. 유비에게 있어서의 제갈공명이, 세종대왕에게 있어서의 황희 정승이 이에 해당 한다.


이와 같이 어떤 단체의 장이 된 사람은 그 단체 전체에서 가장 현명한 자를 발탁하여 보좌관으로 삼아야 전체가 발전한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그렇지 않다. 자기가 단체의 장이 되는데 공을 세운 공신이나 자기에게 아부하는 신하를 보좌관으로 임명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전체가 침체할 것이다.


나는 용이 하늘에 있는 경우는 인격이 완성된 대인이 활약을 하는 경우이다. 인격이 완성된 사람이 이 세상을 구제하려고 할 때에는 함께 할 동지를 만나야 한다. 뜻이 같은 사람끼리는 서로 만나게 마련이다.


인격이 완성되면 개인적인 욕심이 소멸되고 본성대로 살 수 있게 된다. 본성은 바로 하늘의 작용 그 자체이기 때문에 인격이 완성된 사람은 하늘의 작용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인격이 완성된 사람은 '자기'라는 의식이 없다. 그의 움직임이 자연현상이다.




상구

상구는 인생에 있어서는 60세를 지난 시기에 해당한다. 집단에서 보면 세력권에서 벗어나고 고문이라는 직책을 맞고 있는 사람의 경우이고, 회사에서는 명예회장에 해당되며, 학교에서는 은퇴한 명예교수나 교장선생님에 해당한다. 이 경우는 명예나 서열은 가장 높지만 실권이 없다. 따라서 과거에 자기를 받들고 따르던 사람들이 따르지 않아 섭섭하고 외로워지기 쉽다. 이럴 때에 그 섭섭함과 외로움을 참지 못하여 간혹 찾아와 주는 사람에게 분풀이를 하고 호통을 치면, 필요에 의해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인정상 찾아오는 아랫사람들은 그나마도 찾아와 주지 않게 되어서, 한없이 외롭게 되어 후회할 일만 남는다.


달이 차면 곧 기울고 꽃이 피어도 시든다. 이처럼 사람도 한창 때의 세력이 오래가지 않는다. 이 이치를 안다면 자기의 인생이 기울어졌을 때를 인식하지 못하고 계속 목에 힘을 주고 있으면 결국 모두에게 무시당하고 버림받게 되어 낭패를 보게 된다.


한국인들의 정서는 건괘의 성격에 가장 근접하기 때문에 건괘에서 특히 많은 지혜를 얻을 수 있다. 한국인들은 공주병 환자가 많고, 왕자병 환자가 많다. 한국인들은 대체로 자존심이 강하다. 그래서 노쇠하거나 망하게 되었을 경우에도 계속 자존심을 내세우다가 망하기도 한다. 개인이 어려움에 처했을 경우에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자존심을 내세우다가 망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나 나라의 경우도 그러하다. 신라, 고려, 조선이 망할 때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큰소리를 치다가 망한 경우이다. 건괘 상구의 교훈을 잘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용구

양은 그 성격이 진취적이고 남보다 앞서기를 좋아하는 특징이 있다. 그러므로 모두 양으로만 구성된 사회나 집단에서는 구성원 모두가 나서기 좋아하고 남의 위에 서고 싶어하기 때문에 의견통일이나 단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런 경우 남보다 앞서려고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배척당하기 쉽다. 오히려 남에게 앞서지 않고 남을 자기보다 앞세워주는 인품을 가진 사람이 더 많은 호응을 얻을 수 있다.


결국 그런 사람이 그 사회의 구성원을 결집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어, 그 사회를 이끌어 가는 핵심인물이 될 수 있다. 전형적인 건괘에 해당하는 나라는 한국이고, 곤괘에 해당하는 나라는 일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에서는 똑똑하여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보다 똑똑하지는 않지만 너그러워 남을 앞세우는 사람이 성공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한국적 특징을 상징적으로 표현해놓은 것이, 곰이 성공하고 범이 실패하는 단군신화의 내용이다. 그러므로 구만을 사용하는 양들만의 세계에서는 머리를 내세우지 않으면 길하다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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