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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해서 해외 가자] 04 주말 하이델베르그 여행 - 의학의 도시 하이델베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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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2 - [해외출장여행] - [SAP해서 해외 가자] 03 주말 하이델베르그 여행


하이델베르그는 점심때쯤 가서 저녁때까지 후루룩 보면 다 보고 올 수 있을 만큼 좁은 도시지만 처음 유럽의 관광지를 간 꼬꼬마 직딩에게는 그냥 한걸음 한걸음 신기한것 뿐이다.


그래서 골목골목마다 이야기가 있고 사진도 이래 많은 것 같다.


이번 편은 좁지만 볼게 많은 하이델베르그 '성'의 이야기와 죽어간 사람 만큼 의학도 발전한 하이델베르그 의과 대학의 이야기다.


지금까지는 돈을 안받다가 여기서부터 입장료를 받는걸 보면 뭔가 그 안에는 돈이 들어갈게 많다는 의미와도 통하는 것 같다.

저 앞에 시계가 걸려있는 건물이 '하이델베르그 성'에서 뭔가 중요한 건물이라고 한다. 내가 보기엔 저기 평지에 있는 '성령 교회'만큼의 스케일과 멋진 자태가 없어서 휙 지나가고 말았는데 그래도 사진을 한장 찍긴 했다.


이 건물도 나름 중요한 건물이란다. 100년쯤 기준으로는 꽤 화려하고 호화로운 건물이었을 것 같다. 뭔 바로크 양식인지 로코코 양식인지 잘은 모르겠다만... 정보는 위키피디아에서 '하이델베르그 성'이라고 찾으면 많이 나오니까 거길 참고하자.


여기 독일 할배들이 많이 보이는데 다들 귀에 '음성 안내기'를 꼽고 있는거다. 이 건물의 이름은 '프리드리히관'이라고 한다. 하이델베르그 성의 건축물 중 가장 최근에 지은 것이다.(1604년)

이 때가 조선으로 따지면 임진왜란으로 국토가 황폐하고 선조는 도망갔다가 이순신 장군이 연전연승을 해서 보급로 차단을 하고 중국군이 주둔해서 일본놈들을 제법 몰아낼 때쯤이다.

우리는 털리고 있을 때 독일은 이런걸 짓고 있었던거다 ㅎㅎ


이 건물을지은건 '프리드리히 4세'라는 양반이다. 이 양반들이 살던 시대의 유행은 '바로크 양식'이라는 방식인데 얼마 전까지 한국에 아파트가 유행 했듯이 이 때는 '바로크 양식'이라는 건축 기법이 유행했던거다.


바로크 양식과 동양인 외국인 꼬꼬마 신입생 직딩 노동자와의 조합. 나는 저런 건물 보다는 타워팰리스 모냥 겉에 유리가 붙어 있고 번쩍 번쩍 하는 현대식 건물이 어울린다고 나는 생각한다.(정장을 입으면 제법 어울린다 헷엠...)



살짝 주위를 둘러보니 또 문이 나온다. 성에는 왜 이런 문들이 많을까?


여기도 화살 쏘는 곳이다. 저 아래 보이는 잔디밭에 상대방 병사들이 돌던지는 기계랑 사다리랑 갖고 반지의제왕에 나오는 오크들 마냥 성벽을 기어 오르면 특등사수 레골라스가 되어서 1발당 모가지 하나씩 끊어주면 되는 그런데다.


무심코 내가 지나온 데가 지금 인터넷 찾아보니까 짜잘하게 볼것들이 많이 있었던 곳인데 '다음에 또 오지 뭐'하면서 후문으로 그냥 내려왔다.

무슨 옷 상표 마냥 빨강 파랑 섞여있고 '힘과 정의'라고 써있는데 저게 뭔가 싶다.


하이델베르그 성의 뒷길이다. 왜 앞에만 성벽이 있고 뒤에는 그냥 뚫려있는건지 저 뒤쪽은 성을 통과 안하면 못가는 곳이었을까? 옛날에는 다리가 없어서 못갔을 수도 있겠다..


내려가는 길에 들른 기념품 점이다. 가지고 싶은게 너무너무 많아서 사진만 찍었다. 가격도 비싸고.

중세 기사들은 저런 판금 갑옷을 입고 싸웠다는데 누더기에 쪼랑말을탄 몽고군에게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배하는 그런 기록이 있다.


흔한 하이델베르그에서 파는 체스판. 저걸로 체스 두면 정신 없을게다. 그냥 수집용인 듯.


요런 요런 '하이델베르그 성'을 기념할 만한 기념품을 '사고 싶게'만들어서 잘 진열 해놨다. 근데 가격대가 좀 쎄다.


나는 저 왼쪽에 있는 깃발든 기사를 하나 사오고 싶었는데 짐이 될까봐 안사왔다. 멋잇고 뽀다구는 나는데 그지같이 차려입은 몽고군한테 탈탈 털렸다니까? ㅋ

역시 '실용주의'사상은 인간을 얼마나 강하고 풍요롭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성을 올라오면 바로 보이는 음료수 가게. 가격은 1.5배 이상 비싼데 안사먹을 수 없다.. 딱 보자마자 '아!! 저 자리를 내가!!' 하는 생각과 함께 저 조그만한 구멍가게 주인 아저씨는 국산차 벤츠따위는 타지도 않고 람보르기니를 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꼴에 언덕이라고 올라오니 목이 말랐다. 내가 좋아하는 스파클링 애플쥬스를 사먹었다. 2유로(3천원)로 마트보다 2배 비쌌다. 그래도 스타벅스보단 쌌다(3500원) ㅋㅋ


베르그바넨 하이델베르그 스테이션 스쿨? 박물관인것 같은데 안들어갔다.

슬슬 하이델베르그 성에서 하산하는 길이다. 저 멀리 내가 좋아하는 교회의 뾰족한 첨탑이 보인다.


이쁜게 실용적인거다. 하이델베르그는 예뻣다...


하이델베르그의 흔한 주택. 이런 옛날 집을 좋아하는 사람이 좀 있나보다. 집 생김새가 딱 반지의제왕 간달프가 튀어나올 것 처럼 생기긴 했는데 빡빡머리 깎은 바바리안 아저씨가 나오면 좀 웃길 듯.

계속 산을 내려오는 길이다. 벽돌은 꽤 오래된 것 같긴 하다. 이런 디테일도 잘 보존해 놓으니 여기가 유명한 관광지가 된거 아니겠는가.


이런데서 독일의 바바리안들은 사는 것 같다.


흔한 하이델베르그 뒷 골목.


여기도 뒷골목.


숲속의 별장인가..

이렇게 해서 '하이델베르그 성'을 올라갔다 내려와 봤다. 성 안에 볼거리 보다는 시내 풍경이 더 멋있었던 곳이다.

저 난방도 잘 안돼고 시내 가서 음료수 하나 사먹을래도 한참 내려가야되고 저런데는 별로 살고 싶지 않았다. 물론 하인들을 시키긴 했겠지만.. ㅎㅎ


이번에 가본 곳은 하이델베르그 대학 부설 도서관이다.

도서관 건물 치고는 나름 예쁘게 생겼구나 싶었다. 


정면에서 보니 나름 문양도 금빛으로 박혀있고 창문도 번쩍번쩍 하고 뭔가 있어보인다. 여기가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이고, 중세부터 내려오는 기록들과 각종 노벨상 수상자의 논문 및 온갖 자료들이 있다고 한다.


Universititit BiBliOTHEK 이라고 써있는데, 유니벌시티티는 대학인 것 같고 비비오텍? 바이비오텍?은 도서관인가? 한번 들어가보기로 하자.

들어가보니 무슨 새 조각상 같은게 문앞에 있다. 중국 신화에 나오는 가장 유명한 의사 '편작'이 '새'의 모습으로 형상화 되어있는걸 보면 저 새가 '의학'을 상징하는 것 같다. 아니면 독일의 상징인 독수리 인지?


여기 도서관에서 하는 '하이델베르그 의학의 역사' 전시 포스터다. 어두운데다 사람이 지나다녀서 급히 찍느라 흔들렸는데, 포스터를 찍은 사진은 이게 하나 뿐이라 그냥 업로드 한다. 이론이론...


이거는 무슨 조각상인데 그 유명한 히포크라테스인가?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의사인 '히포크라테스'인 것 같다. 모든 의사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암튼 장사를 잘 하는 병원이 돈을 많이 버는건 자본주의 사회의 현실이긴 하다. ㅎ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내부 인테리어를 대리석을 붙혀가며 참 예쁘게 해놓았다. 60년 동안 모든 것을 이룬 현대 국가 대한민국과는 달리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일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이 책이 이 도서관에서 가장 유명한 책이라고 한다. <코텍스 마네세>라는 책이고 독일의 연애시(연애 편지)모음집이라고 한다. 관련 내용은 http://blog.daum.net/yagdf/2 요기 포스트에 잘 나와 있으니 궁금하면 클릭해보기 바란다.

아름다운 시가 많이 수록된 책인 것 같다.


Georg Gottfried Gervinus(게오르그 고티프리드 게르비너스) 1805년에 태어나서 1871년에 죽은 독일 하이델베르그의 역사가이자 정치가라고 한다. 한국의 율곡 이이 같은 사람인 것 같다. 그러니까 중요한 건물에 조각상으로 있는 것 아니겠는가.. ㅎㅎ



여기부터 다소 적나라한 묘사나 삽화가 있으니 임산부나 비위 약하신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기 바란다.

도서관 곳곳에 이런 전시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 도서관의 역사를 말해주는 것 같다.

이건 무슨 화학이나 의약품을 연구하던 그런 도구들인 것 같다.


전 세계에서 의학이 가장 발달했던 독일. 전쟁을 많이 해서 싱싱한 연구 샘플(시체들)들이 원활히 공급이 되었기 때문에 해부학 같은게 엄청 발달 한 것 같다. 의학 교과서는 독일에서 만들어진게 많고 각종 의학 용어도 독일어로 된게 많다.


전시장으로 들어왔더니 가운데에서 해골바가지가 '흐미 독일까지 먼일로 왔당가?'하고 반겨주는 것 같다.



이것저것 전시를 많이 해놓았다. 독일의 의학자 에릭 클라우스. 산부인과쪽에 연구 업적인 것 갈다.


헤르만 브라우스.. 이빈후과쪽인것 같고

이건 거위 해부하고 그린 그림 같다.

이 아저씨는 정형외과쪽..


프레데릭 아놀드. 사람 머리를 연구한 아저씨인 것 같다. 톱을 가장 가운데 전시 해놓은걸 보면 이 아저씨의 특기는 톱질이었던 것 같다. 지금으로부터 120년 전에 한국에서는 자명종 같은걸 보고 신기해 하던 시절이었을거다.

이때부터 벌써 사람 두개골을 톱으로 썰어서 뇌를 책상위에 펼쳐놓고 이름을 붙히기 시작한 독일이다.



Jakob Henle (야곱 헨리)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전 태어난 아저씨다. 이 아저씨의 업적은 1840년도에 '소아마비'가 '고칠 수 있는 질병'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한 대단한 아저씨다.

지금으로 따지면 '에이즈를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라고 이야기 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센세이셔널한 연구 업적이다.

이 때 이후로 소아마비는 약 100여년간 연구가 이루어 졌고 마침내 '소아마비 백신'이 나와 인류는 '소아마비'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Friedrich Tiedemann(프레데릭 티에데만) 독일 하이델베르그의 해부학자. 뇌 과학의 선구자이다. 특기는 '두개골 뚫기'였을 것 같다. '인간과 오랑우탄의 뇌 구조 비교' 같은 오덕스러운 연구도 했다.

아니 인류사에 무슨 업적을 남기려면 '오덕'기질이 없고서는 불가능 한 것 같다. 20년이고 30년이고 죽은 사람 몸에서 피 빼고, 찢고 째고 널어놓고 20년씩 하려면 보통의 오덕기질로는 안되는 것.


Jacob Fidelis Ackermann 야곱 피들리스 액커만 지금부터 200년 전에 죽은 아저씨다. 해부학 외과학 교수였다고 한다. 이 아저씨는 내가 운전연습하러 갔던 라인강변의 뤼데스하임에서 태어나서 하이델베르그에서 교수 생활을 한 독일 토박이 아저씨다.

이 아저씨는 뭘 많이 먹는걸 좋아해서 몸무게가 136킬로그램이었다고 한다.

힘도 좋았을까.. 머리를 쪼개고 연구하는 그런걸 했는지 제일 가운데에 턱 없는 두개골이 있다.



이건 독일 하이델베르그 의과대학생들 실습하는 장면같다. 하이델베르그 의과대학은 1학년부터 임상실습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의사가 간지나고 돈도 제법 잘 벌고 하지만 글쎄.. 이런건 생각도 안해봐서 막상 보는것 만으로는 시켜줘도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이제 유명한 교수님들과 의학자들은 그만 보고 우리들이 좋아하는 적나라한 인체 그림들이나 한번 구경하자.


이건 뭐... 치과쪽 연구인 것 같은데.. 우리가 맨날 밥먹고 이야기하고 쉬지 않고 사용하는 입이다. 이렇게 복잡하게 생겼는데 오랫동안 쉬지 않고 사용해도 무리없이 잘 사용할 수 있는걸 보면 조물주는 참 대단한 분인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다 못해 인간 입에 비해서 50억배정도 간단한 컴퓨터는 수시로 느려지고 고장나고 그런걸 생각하면 인간의 몸이 얼마다 위대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장바티스트 마크 보거리라는 프랑스 해부학자의 1830년부터 집필한 2100페이지에 달하는 해부학서. 대학교 연구실에 짱박혀서 1849년 죽을까지 약 20년간 집필했다.

한국의 유명한 의사 허준도 1596년 - 1610년(광해군 2년)에 걸쳐 동의보감을 20여년간 집필했다.

하지만 인류사에서의 가치는 이 책이 더 큰 듯 하다. 한국은 서양이 이렇게 발전할 동안 과연 무얼 했다는 것인가? 


위 책의 중요 페이지인 것 같다. 난 당췌 이런 째고 널고 말리고 현미경으로 보고 이런거 글쎄.. 과연 나랑 맞을까 싶다.


이 그림은 해부학 적으로나 미술사적으로나 유명한 그림인 것 같다. 인터넷에 꽤 많이 돌아다니는 듯.

인류를 풍요롭게 하는 것은 '사상', '기술'인데 우리 한국은 훌륭한 사상이나 연구에는 매우 인색한 것 같다. 자동차가 흔한 독일의 국산차 벤츠인지 아우디인지, 집은 강남인지, 땅값이 얼마가 올랐는지, 저 집은 얼마나 부자인지... 이런 것에만 관심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벤츠를 타고 강남에 좋은 아파트 사는게 '인류의 질병을 극복'하고 '인류를 편안하게 하는 것'보다 그렇게 중요한가 싶다. 


이건 허준선생이 동의보감 집필을 시작할 때 즈음 나온 해부학 책이다. 왠지 위에 나왔던 세련된 그림들보다 허접해 보인다.


이게 내가 말한 '째고 말리고 널고'다. 일단 피를 쪽 빼고, 근육 하나하나 뜯어보고 널어보고 얼마나 늘어나는지, 얼마나 힘을 줘야 끝어지는지 이런걸 다 실험하고 기록하고 했을 것이다.

우리 한국은 허준선생이 유의태를 한번 해부해본 것 말고는 사람을 땅에 잘 묻을 줄만 알았지 '째고 뜯고 말리고 널고' 해볼 생각을 안해본 것 같다.

정말 한국은 너무너무 생명을 소중히 하는 나라 같다.


이건 위에 책을 보고 만든 모형이다. 상당한 디테일을 엿볼 수 있다.


헐... 이건 째고 뜯고가 아니고 아주 그냥 산산조각을 내놨군...


전쟁중에 죽은 만삭의 임산부의 뱃속에서 아이를 꺼내서 표본을 해놓은 것 같다.

아마 이런 표본 말고 사람 몸에서 피빼고 알콜에 담궈놓은 표본이 엄청 많을 것 같다.


산부인과쪽 연구 자료인것 같다. 태아의 1세포기 2세포기 4세포기 이런 자료 같은데...?? 몰라 무섭다...


해부학 실습 하는게 둘 다 여학생이다. 의사가 아무리 간지나지만 시체에서 피빼고 째고 뜯고 이런거 자기 딸들한테 시키고 싶은 사람 손~~

저는 굳이 하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권장하지는 않을꺼임.

개발자 얼마나 좋음? 맨날 시원한 에어컨 나오는 유럽의 현대 건물 프로젝트 룸에서 얼굴에 피 스프레이 맞을 일도 없고 조용조용 타각타각 자판이나 두드리고 마우스질만 해대면 되는데.

왜 힘든 의사는 그렇게 못돼서 안달이고 정작 편한 공학자나 기술자는 왜들 안하려고 하는지 저는 잘 이해가 안갑니다.

선진국들이 2-300년 동안 이뤄 놓은것 60년만에 쫒아가려고 하니 매일매일 힘들고 불안하게 생활했던 어르신들의 피해의식 때문일까요.. 왜들 그렇게 어린 나이부터 안정적이고 윤택한 것만 찾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하이델베르그 도서관 편은 마치고 이 다음 편은 '철학자의 길로 가는 길과 철학자의 길'에 대해 포스트를 올리고 이번 하이델베르그 여행 포스트를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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